閼雲曲 -시
이재무의 <소래 포구에 와서>
nongbu84
2010. 1. 9. 09:51
소래 포구에 와서..........이재무
먼지와 소음 먹고 쓸슬함은 키가 자란다
밤 늦은 포구
사람들은 벌써 떠났거나 떠나는구나
협궤열차 끊긴 선로에 앉아
외로움을 약으로 사는 후배들과
소주 마신다 생의 도화지 북북 긋고 싶어서
오징어 뒷다리 찢어 회한 삼킨다
어물전의 불빛 잠들고 비린내는
땀과 엉켜 난닝구에 달라붙는다
잔 비워도 묵은 피는 돌지 않는다
어느새 이렇게 늙었구나 몸만 달아
웃통 벗는다 등허리에 땀띠 돋고
하늘에 별 하나 새로 돋는다
손 내밀면 한웅큼 잡히는 습기
이것이 뼈를 녹게 하였구나
몸 묶인 낡은 목선들
출항의 빛나던 때를 추억하며 삐그덕대고
다리 밑 썰물은 관능의 혀 거두고 있다
누군가 그곳을 향해 오줌발을 세운다
그래, 비린내는 비린내로 밀어내야지
날이 새면 적막한 이곳도
소란으로 반짝일 거야
저 아득한 서해 같은 서울로
문어발로 달려드는 어둠 토막치면서
우리는 왔던 길을 되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