牛步萬里-나의 삶

삶의 관계 - 씨줄과 날줄

nongbu84 2010. 8. 28. 12:59

우리는 그 누군가의 인생과 씨줄과 날줄처럼 얽혀 있습니다.  

 

 

 

                                                                   서산대사의 글을 옮겨 적어봅니다.


 踏雪野中去(답설야중거) 눈 덮인 광야를 걸어갈 때
不須胡亂行(불수호란행) 모름지기 함부로 걷지 말지어다.
今日我行跡(금일아행적)      오늘의 내 발자국이
遂作後人程(수작후인정) 뒤따르는 사람들의 이정표가 되리니


 

우리는 살면서 그 누군가의 희망이 되고 그 누군가의 삶의 이정표가 되기도 하지만 그 누군가의 반면교사가 되고 그 누군가의 딛고 올라서야 하는 디딤돌이 되기도 합니다.



우리는 늘 그 누군가의 삶과 그물처럼 엮어져 살고 있습니다. 혹자는 <인연>이라 이야기 하며 혹자는 <관계>라 이야기 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것을 <흐름>이라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물이 이미 자기 흘러가는 길을 만들며 가장 낮은 곳으로 흘러가듯 우리들 각자는 삶의 궤적으로만 남을뿐이며 아름다운 삶만이 나를 거치고 너를 거치고 우리 모두를 거쳐 계속 흘러갈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허용된 것은 아름다운 삶이 관통하는 길일 뿐입니다. 사람의 길, 아름답고 올바른 삶의 길만이 나를 통해 흘러가야 할 뿐입니다. 사람이 존속하는 한 사람의 삶이 지속되는 한 아름다운 삶, 가치있는 삶은 나를 통해 흘러가고 너를 통해 흘러가고 우리 모두를 통해 흘러 흘러 갈 것입니다


 

우리들 각자는 <나를 통하는 바로 이 순간의 아름다움과 올바름>만을 살 수 있습니다. 나 이전의 아름답고 훌륭한 삶은 이미 지나왔고 나 이후의 아름답고 훌륭한 삶은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영역입니다. 바로 지금, 나를 꿰뚤어가고 있는 그 아름다움에 응시하고 두 눈 부릅뜨는 일이 오늘 내가 할 일인듯 합니다. 바로 지금, 내 안으로 파고 들어온 그 누군가의 아름다운 인생을 내가 이어가며 그 누군가로 이어지는 그 인생의 흐름에 자연스럽게 뛰어드는 일이 바로 지금 이자리에서 내가 할 일입니다.



 

우리들은 혼자 사는 듯하지만 그 누군가의 삶에서 흘러왔고 그 누군가의 삶으로 흘러들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들은 낮은 곳으로 흘러 들어갈 물의 흐름일뿐입니다. 우리들은 아름답고 올바른 곳으로 흘러 들어갈 낮음의 미학을 추구하는 사람들입니다.



오늘은 내 몸과 마음 속에서 흘러가는 아름다움과 흘러가는 올바름의 가치를 꿰뚫어 보는 눈이 내게 생겼으면 하는 바램읿니다. 포도송이처럼 앙칼지게 영근 그 마음과 먹머루을 닮은 그 눈빛을 배워보려 사람들의 마음으로 여행을 떠나 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