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자리
사랑하는 동녘이 보거라.......
동녘아! 안녕?
아빠란다. 가을은 맑고 푸른 하늘을 자랑하고 있단다.
높고 푸른 하늘 아래는 열매를 주렁주렁 달고 있는 과일나무와
이삭을 맺은 벼와 곡식들이 무거운 머리를 숙이고 있단다.
가을은 더위를 싫어하는 동녘이에게 시원한 바람도 준단다.
가을에 태어난 동녘아!
너의 열한 번째 생일을 축하한단다.
네가 이 세상에 태어났을 때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단다.
동녘이 네가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이루어야 할 꿈이 있기 때문이고
동녘이 네가 이 세상에서 맡아야 할 일이 있기 때문이란다.
동녘이 너만이 땀 흘려 해낼 수 있는 너의 책임이 있고
동녘이 네 스스로의 노력과 땀으로 걸어가는 길이 있기 때문이란다.
세상은 동녘이 너의 탄생을 무척 기다렸단다.
사람들은 동녘이 너의 탄생을 손꼽아 기다렸단다.
이 세상과 사람들은 동녘이 네가 태어나서
이 세상과 사람들에게 좋은 꿈과 희망을 주기를 간절히 기도했단다.
동녘아!
세상과 사람들은 동녘이 네가 꿈을 이루어
이 세상 사람들이 행복하고 평화롭게 사는 데
도움을 주기를 기도하고 있단다.
세상이 너를 너무나 소망했기 때문에
너는 지금 엄마 아빠와 함께 살고 있단다.
엄마 아빠도 동녘이 네가
이 세상에서 이루고 싶은 꿈을 가슴에 간직하고
열심히 노력하여 그 꿈을 이루기를 늘 기도하고 있단다.
꿈을 이루어 세상과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용기를 줄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있단다.
얼마 전 동녘이가 <인생의 길>이란 제목으로 일기를 쓴적이 있더구나.
동녘이는 한 번 지나가는 인생은 다시 돌아갈 수 없다고 했단다.
잘못을 해도 다시 어떻게 해 볼 수가 없다고 했단다.
동녘아! 네 말이 맞단다.
사람은 같은 시간을 두 번 살 수는 없단다.
동녘이가 다시 초등학교 1학년 시절을 다닐 수 없는 것과 같단다.
그러니까 바로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시간을
정성을 다하고 열심히 사는 것이 중요하단다.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시간은 바로 지금 이 순간이고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사람은
바로 지금 이 순간 함께 살고 있는 사람들이고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일은
바로 지금 자신이 열심히 하고 있는 일이란다.
오늘 같은 하루하루가 모여 동녘이 너의 인생을 이룬단다.
그 하루가 지나가면 다시 어떻게 해볼 수는 없단다.
동녘이 네가 하루하루 만나는 사람들과 하고 있는 일에
정성을 다하고 최선을 다해 만나는 일이 중요하단다.
동녘아!
너는 요즘 무척 성장하고 있단다.
놀란 정도로 네 몸도 성장하고
네 마음과 정신도 무럭무럭 자라고 있단다.
너는 요즘 사람은 왜 사는지 궁금해 하고,
엄마 아빠는 왜 결혼을 했는지 질문을 하고
동녘이는 왜 사는지 고민하고 있더구나.
방학 중에 피아노를 치다가 동녘이 네가
“아빠! 사람은 왜 사는 거야? 아니, 아빠는 왜 살고 있어?”
하고 질문을 하더구나.
아빠가 “응, 아빠는 동녘이가 있고, 하람이 형이 있고,
엄마가 있기 때문에 사는 거야!
동녘이를 사랑하고 형을 사랑하고 엄마를 사랑하기 때문에 사는 거야!"
대답했단다.
그렇단다. 아빠도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아빠 마음속에서 아빠가 열심히 일하고 사는 것은
우리 가족이 있기 때문이고 우리 가족을 사랑하기 때문이란다.
네게는 유치하게 들릴 수 있어도
아빠가 희망을 갖고 살 수 있는 것은 동녘이 네가 이 세상에서
아빠와 함께 살고 있기 때문이란다.
동녘아!
아빠는 너를 무척 사랑한단다.
너를 생각하면 아빠는 네가 보고 싶어 발걸음도 빨라지고
나도 모르게 행복한 웃음이 나온단다.
동녘이가 요즘 인생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는 것은
동녘이가 이제 자기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만들려는 모습이란다.
동녘이가 스스로 자기를 생각하며 자기 인생을 만들려는 모습에
아빠 엄마는 동녘이가 무척 대견스럽고 믿음직하단다.
동녘아!
알속에서 부화하려는 새는 알의 껍질을 깨고 나올때 부화할수 있단다.
알의 껍질 안은 편안하고 따뜻하단다.
하지만 알 속에 계속 있으면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새가 될 수는 없단다.
알의 껍질을 스스로 깨고 나올 때 높은 곳까지 날아올라
아주 먼 곳까지 바라볼 수 있는 새가 될 수 있단다.
<갈매기의 꿈>에 나오는 갈매기 “조나단”과
<아름다운 비행>에 나오는 대장 “기러기”의 이야기를 해주마.
갈매기 “조나단”은 매일 바닷가 근처에서 졸다가
배가 고프면 바다 위를 낮게 날아 물고기 한 마리를 잡아먹고
배가 부르면 바닷가 언덕에 앉아 꾸벅 꾸벅 졸면서 생활하고
있었단다. 물고기 한 마리에 만족해서 살아가는 날이 많을수록
조나단은 하늘을 날 수 있는 비행 능력이 퇴화되어 갔단다.
조나단은 원래 새라 하늘을 높게 날아야 하는데
하늘을 나는 일을 게을리 하니까 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져 갔단다.
조나단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단다.
자신은 하늘을 자유롭게 날 수 있는 새라는 사실을 깨닫고
그때부터 하늘을 날기 위해 끊임없이 비행연습을 하였단다.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치고 올라 나는 연습을 하고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고공낙하하는 연습을 하고
아주 먼 곳까지 날아가는 연습을 하고
폭풍우 속에서도 나는 연습을 하였단다.
아주 오랫동안 나는 연습을 한 결과 조나단은
가장 높이 날아 올라 가장 먼곳까지 볼 수 있는 새가 되었단다.
“높이 나는 새만이 멀리 볼 수 있다.”는 진리를 깨달았단다.
우리 동녘이도 자기의 꿈을 이루어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이 되리라
엄마 아빠는 믿는단다.
동녘아! 요즘 우리 집의 대장이야기를 네가 자주 하는구나.
대장의 모습은 <아름다운 비행>에 대해 나오는 “기러기 대장”의 모습이 아름답단다.
기러기들은 먼 곳으로 이동하면서 날아갈 때
V자 형태나 V자가 거꾸로 된 모양으로 줄지어 날아간단다.
그러면서 V의 왼편에는 늙고 병들고 어린 기러기들이 자리잡고
오른편에는 튼튼하고 젊고 경험많은 기러기들이 자리잡아 날아간단다.
늙고 병들고 어린 기러기들은 보호하기 위해
오른편에서 튼튼한 젊은 기러기들이 바람을 막아준단다.
물론 이 무리를 맨 앞장서서 이끄는 것이 대장 기러기란다.
동녘이도 마음이 따뜻하고 넓으니까
맨 앞에서 약하고 어린 것들을 보호하면서
무리를 이끌어 갈 수 있는 대장이 될 수 있단다.
동녘아!
밤낮의 기온의 차이가 심하단다. 밤에 잘 때에 이불 걷어차지 말고
감기 걸리지 않도록 건강에 유념하거라.
다시 한번 너의 생일을 축하한단다.
그리고 이 세상 너와 함께 살고 있는
엄마 아빠의 행복을 전한단다.
사랑한단다.
2005년 09월 10일 동녘이가 수련회를 다녀온 다음날 아빠가 적다.
사랑하는 하람이 보거라.
하람이 안녕?
아빠란다. 어제 수련회를 다녀왔지.
너를 이틀 동안 무척 보고 싶었단다.
엄마 아빠는 하람이와 동녘이가 없으면
너무 보고 싶고 다시 볼 생각에 마음이 설렌단다.
수련회를 다녀와서 네가 기침을 하는구나.
밤낮의 기온차가 심해서 네가 감기에 걸린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단다.
하지만 하람이 너는 건강하니까 네 스스로 감기정도는
물리칠 거라 믿는단다.
밤에 잠을 잘 적에 이불 걷어차지 말고 꼭 배를 덮고 자거라.
네가 발로 이불을 걷어차도 다시 덮어 주겠지만
네 몸은 네 스스로 지키는 것이 중요하단다.
오늘 아침 하람이 너와 함께 학교에 출근을 하였단다.
네 손을 잡고 네 가방을 메고 네 신발주머니를 손에 들고
산길로 함께 왔단다.
가을이 찾아와서 무척 시원한 바람이 불고
하늘도 맑고 공기도 맑은 산길을 너와 함께 걸으면
아빠는 행복한 마음이란다.
아마 이런 행복한 마음은 어디에서 돈을 주고도 못살 거란다.
행복을 파는 가게는 세상에 없으니까.......
네가 방송반이 되어서 아침 8시까지 학교에 등교하느라
고생이 많구나.
하람이는 자신이 한 번 마음먹고 결정한 일은
스스로 책임지는 모습에 또한번 듬직한 마음이 든단다.
세상의 어떤 일이든지 스스로 결정하여 행동하는 일은
스스로 책임질 수 있단다.
다른 사람의 결정에 따르거나 다른 사람이 시키는 대로
그저 하다보면 책임을 지지 못하고 남의 핑계를 대기 쉽단다.
네가 읽은 책 <연금술사>에서 나오는 이야기처럼
필요할 때마다 핑계를 찾아 대는 모습은 아름답지 못하단다.
하람이 네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생활 태도는 너의
큰 재산이란다.
힘들고 어려운 것은 그만큼 성취감과 보람도 안겨주는 법이란다.
방송반일을 하면서 열심히 배우고
네가 배운 것이 네가 다니는 온수초등학교 친구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란다.
지난여름 방학때 너는 대전에서 열린 로봇올림피아드에 다녀왔지.
비록 좋은 결과를 얻지는 못했지만
네가 대회를 준비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꾸준히 노력하는 모습도 보았단다.
하람이 너도 알겠지만
“머리 좋은 것보다는 마음 좋은 것이 더 좋고,
마음 좋은 것보다는 손 좋은 것이 더 좋고,
손 좋은 것보다는 발 좋은 것이 더 좋단다.“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손발을 움직여 이 세상과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하람이가 되려면
꾸준하게 노력하는 자세가 중요하단다.
세상에 희망을 준 사람들을 보면 머리의 뛰어남 보다는
꾸준하게 노력하는 성실성을 지니고 있었단다.
하람아!
지금처럼만 노력하고 지금처럼만 열심히 하고
지금처럼만 마음을 쓰거라.
그리고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넓은 마음도 훈련하거라.
네가 읽은 <모모>처럼
많은 사람들이 자기 고민을 가지고 와서 이야기 할 때마다
끝까지 들어주는 마음은 사람들에게 큰 용기를 준단다.
살다보면 아프고 고통받고 힘들어 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단다.
바로 지금도 네가 알고 있는 많은 사람들은
힘들어 하고 있고 마음의 아픔과 슬픔을 지니고 있단다.
그 사람들의 아픔과 슬픔까지도 나눌 수 있는 마음은
그들과 친구가 될 수 있는 길이란다.
인디언의 말로 친구란
<상대방의 슬픔과 아픔을 내 등에 짊어지고 가는 자>란 뜻이란다.
그 아픔과 슬픔을 먼저 바라보고
그 아픈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도록
오랫동안 기다리는 일은 아름다운 일이란다.
하람아!
지난 번 영등포 책방에 차를 타고 가면서 네가 이야기를 했지.
아빠의 독재적인 모습에 무서워서 아무 말도 못할 때가 있다고 말야.
그러면서 동녘이에게
동녘이는 아빠에게 아무 말이나 잘 한단다고 말을 했지.
우선 아빠가 무섭게 하고
너의 생각이나 마음보다는 아빠의 생각을 먼저 이야기하는 모습이
있음을 인정한단다.
그리고 네가 아빠를 무섭게 생각하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 것에
마음으로 사과를 한단다.
하람이 너의 이야기를 더 듣고
하람이 너의 생각에 귀 기울이고
하람이 네 의견을 존중하도록 노력하마.
아빠가 요즘 <모모>라는 책을 다시 읽는 이유를 하람이는 알거란다.
다른 사람의 말에 귀기울이고
다른 사람의 아픔과 슬픔을 먼저 찾아보고
아빠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알기 위해
다시 읽은 단다.
아빠는 좋아하는 책 있단다.
고등학교 형들에게도 추천하고
아빠가 몇 번이고 반복해서 읽는 책 중에는
<갈매기의 꿈>, <아름다운 비행>, <어린왕자>, <소유나 존재냐>,
<사랑의 기술>,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등이 있단다.
<갈매기의 꿈>을 통해 한 개인이 자기 삶을 이루어 가는 모습을 보고,
<아름다운 비행>을 통해 지도자가 지녀야 할 마음의 눈을 보고,
<어린왕자>를 통해 인간관계의 소중함과 의미를 배운단다.
이 책들은 아빠가 고민에 빠지고 힘들어 질 때
도움을 주는 책이란다.
하람아! 사람은 사람을 만나면서 직접 경험하는 일도 있고
또하나는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하는 일도 있단다.
나 혼자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 할 수는 없고
책속에 나오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통해
사람은 어떻게 살며 무엇으로 사는가를 알 수 있단다.
아주 많은 주인공들의 삶을 보면서
내가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 것인가도 고민하고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아름답고 행복한 삶일까를 탐구해 볼 수 있단다.
그러니까 책속의 주인공들 또한 내 삶의 친구란다.
꼬마 니콜라가 내 친구이고,
얼굴 빨개지는 아이가 내 친구이고,
창가의 토토 또한 내 친구란다
직접 만나는 사람 뿐만 아니라
책속에서 간접적으로 만나는 친구들을 통해
다른 사람의 아픔과 슬픔을 이해 할 수 있는 방법을 많이
알면 알수록 세상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진단다.
하람이는 스스로 결정하여 행동하는 모습과 꾸준한 모습,
그리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일을 충분히 하고 있단다.
늘 열심히
언제나 다정하게
살아가거라.
듬직하고 믿음직한 하람아!
너를 사랑한단다.
2005년 09월 10일 하람이가 수련회를 다녀온 다음날 아빠가 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