上善若水-나의 가족

사랑하는 하람이에게

nongbu84 2009. 7. 17. 11:17

사랑하는 아들 하람이 보거라.


날씨가 더워지고 있단다. 간밤에 비가 내리더니 아침에는 날씨가 쌀쌀했고, 오후는 무척 덥단다. 변덕스런 날씨에 몸조심하고 건강에 주의 하거라. 무엇보다도 엄마 아빠는 네가 아픈 것을 걱정한단다. 늘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살기를 기도한단다. 며칠 전 네가 장염에 걸려 고생하는 모습을 보면서 “하람이 아픔을 내가 대신 겪을 수 있었으면.......”하는 마음이었단다. 늘 집을 나서면 네 몸의 건강을 돌보고 다치지 않도록 주의하고 조심하거라.

오늘은 네가 이 세상에 태어난 지 15년이 되는 날이란다. 아빠 엄마는 하람이 네가 엄마 아빠의 아들이란 것을 무척 자랑스럽게 생각한단다. 네가 엄마 아빠의 아들이 된 것을 무척 기뻐하고 하늘에 감사하고 있단다. 네 생일을 마음으로 축하한단다.

하람아! 네가 이 세상에 태어났을 때는 이미 그 이유가 있단다. 네가 이 세상을 살면서 해야 할 일이 있고, 네 인생을 통해 이루어야 할 꿈이 있기 때문에 너는 태어났단다. 네 이름의 의미를 잘 생각해보면 네 이름 속에 이 세상을 살아야 할 네 꿈과 네 삶이 담겨져 있단다. “하늘이 만들어 준 사람”이 네 이름이지. 하늘이 너를 엄마 아빠에게 선물한 것은 그만한 뜻이 있었기 때문이란다. 하늘이 너를 이 세상에서 살기를 간절히 원했기 때문에 너는 이 세상에 태어난 거란다. 이 세상과 사람들이 너를 간절히 원하고, 이 세상과 사람들이 하람이 네 인생을 너무도 필요로 했기 때문에 하늘이 너를 만들어 주었단다. 너는 이 세상에 태어나 살고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이미 이 세상의 꿈이 되고 희망이 되고 있으며, 이 세상 그 누군가에게 힘과 용기를 주고 있단다. 하람이 너로 인해 이 세상은 더 나은 세상이 되고 있으며, 하람이 네 삶으로 인해 그 누군가의 인생이 더 아름다워지고 행복해지고 있단다. 하람아! 네가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가슴에 새겨 자신을 아끼고, 네 자신의 삶을 정성을 다해 가꾸고 다듬거라. 네 자신의 삶을 만들 수 있는 것은 하람이 네 자신이란다. 아빠나 엄마도 하람이 네 인생을 대신 살아줄 수는 없단다. 아빠 엄마는 네 곁에서 네 삶이 행복해지고 아름다워지고 훌륭해지도록 기도하고 정성껏 돌보는 일밖에 할 수 없단다. 네 자신은 이미 이 세상에서 너무도 소중한 사람이란다. 너는 단 한 번뿐인 하람이 네 인생을 책임지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며, 단 하나밖에 없는 네 생명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이란다. 네가 있으므로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은 의미가 있고, 이름을 갖는단다. 네 자신은 하늘이 정해준 사람이고, 네 삶에는 하늘이 정해준 꿈이 있단다. 네 자신을 가꾸어, 네 삶을 다듬어 하늘의 깊은 뜻을 찾아 보거라.

하람아! 아빠 엄마는 너를 이 세상과 사람들의 아들로 키우고자 한단다. 너는 단순히 엄마 아빠의 아들로서 살기에는 너무 아까운 사람이란다. 너는 이 세상과 사람들의 아들로서, 이 시대와 이 사회의 아들로서 세상에 공헌하며 봉사할 수 있는 사람이란다. 하람이 네가 우리 가족의 아들로서 살기보다는 세상의 아들로서 하늘의 뜻에 따라 사는 모습이 어울린단다. 네 삶은 이 세상의 큰 희망이 자리 잡고 있으며, 하람이 네가 아직 발견하지 못한 엄청난 능력과 가능성이 네 안에 숨어있단다. 네 안의 빛을 깨워 세상을 밝게 비추었으면 한단다. 너는 세상의 빛과 소금 같은 꼭 필요한 역할을 맡아 최선을 다 하거라.

하람아! 하늘은 큰일을 맡기고자 하면 그 개인에게 큰 어려움과 수고로운 업무를 준단다. 큰일을 맡기려면 먼저 그 사람의 몸을 힘들게 하고 손발을 부지런히 움직이도록 하고, 마음에도 고민과 고통을 준단다. 그 어려움을 딛고 일어선 자에게 세상의 아주 중요한 역할을 맡긴단다. 하람이 네가 살면서 겪는 어려움과 고민은 하늘이 네게 큰일을 맡기고자 하기 때문이란다. 네게 찾아온 어려움은 하늘이 너에게 중요한 일을 맡겨 이루려고 하기 때문이란다. 네게 찾아오는 아픔과 어려움까지도 꼭 껴안고 사랑하거라. 그 아픔과 어려움이 네게 찾아온 세상의 아주 중요한 뜻이란다.

하람아! 사랑한단다. 늘 네게 부족한 아빠로서 더 많은 것을 나누어 주지 못함을 안타깝게 생각한단다. 하지만 엄마 아빠는 이 세상 누구보다도 네 삶을 사랑하며, 너의 허물과 단점까지도 사랑한단다. 하람아 냉철한 이성으로 네 꿈을 가꾸면서도 사람을 늘 사랑하는 따뜻한 가슴을 지니거라. 그리고 이성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일이 있더라도 의지로 낙관하고 노력하거라. 사랑한단다. 네 생일을 다시 한 번 축하하면 아빠가 요즘 읽고 있는 시 한편 <한용운님의 인연설>을 선물로 소개한단다. 너와 엄마의 인연을 생각하면서 보낸단다.


<한용운의 인연설>


1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사랑한다는 말은 안 합니다.

아니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 사랑의 진실입니다.


잊어버려야 하겠다는 말은 잊어버릴 수 없다는 말입니다.

정말 잊고 싶을 때는 말이 없습니다.


헤어질 때 돌아보지 않는 것은 너무 헤어지기 싫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같이 있다는 말입니다.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웃는 것은 그만큼 그 사람과 행복하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알 수 없는 표정은 이별의 시작입니다.


떠날 때 울면 잊지 못한다는 증거요, 뛰다가 가로등에 기대어 울면

오로지 당신만을 사랑한다는 말입니다



함께 영원히 있을 수 없음을 슬퍼 말고 잠시라도 함께 있을 수 있음을 기뻐하고

더 좋아해 주지 않음을 노여워 말고 이만큼 좋아해 주는 것에 만족하고

나만 애 태운다 원망치 말고 애처롭기까지 한 사랑을 할 수 있음을 감사하고

주기만 하는 사랑이라 지치지 말고 더 많이 줄 수 없음을 아파하고

남과 함께 즐거워한다고 질투하지 말고 그의 기쁨이라 여겨 함께 기뻐할 줄 알고

이룰 수 없는 사랑이라 일찍 포기하지 말고 깨끗한 사랑으로 오래 간직할 수 있는

나는 당신을 그렇게 사랑하렵니다. 



2008년 6월 13일 금요일 오후 14시 하람이를 사랑하는 아빠가 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