閼雲曲 -시
소금꽃 ᆢ 신도 염전
nongbu84
2016. 6. 28. 09:28
소금 꽃
소금밭에 바다는 손발을 묶고 누웠다 넘실넘실 잔잔하게 함부로 애틋하게..... 칼춤 추는 태양 아래 그늘은 허락되지 않았다 개미는 바람을 잔등에 엎고 기어갔다 그 밭에서 개미처럼 엎드린 아버지의 등은 나날이 굽어,
삶은 늘 끈적끈적하고 면면(綿綿)했다 길은 끊어지지 않고 이어졌지만 아무도 놀러오지 않았다 아버지의 침묵이 길어지고 어머니는 들밥을 이고 나르기를 멈추었다 밭둑은 퉁퉁 부어올랐다가 차츰 말라갔다 그 밭에서 말없이 고무레로 끌어 모으는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들이 부려놓은,
수북하게 쌓인 그 짐 더미에서 아버지는 추려냈다 마를수록 빛나는 바다의 등뼈를........
그날 밤 기러기는 물고 가던 별 조각을 떨어뜨렸다 아버지의 굽은 등에 꽂혔다 조각조각 부스러지며 반짝 빛나는 것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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