閼雲曲 -시

송화(松花)

nongbu84 2017. 5. 30. 11:28

송화(松花)

 

산마루 언저리 연기처럼 송화 가루 날리는 걸 보면

이마 왼쪽 가르마 옆에 꽂던 당신의 붉은 꽃핀이

어스름 저녁마다 강물 속으로 미루나무를 밀어

찬란하게 쓰러뜨렸다는 거다

아침마다 눈이 퉁퉁 부은 햇살이 강물에 내리쬐는 건

지난 밤도 접동새 울음소리에선 송화 가루가 묻어

성긴 별은 제 몸이 따갑도록 솔잎을 파고들었다는 거다

몇 해 전부터 배꽃이 피는 일이 드물었지만

하얀 배 밭에서 벌침에 쏘인 달빛은 밤마다

섶다리를 건너 마을로 가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아궁이에 청솔가지를 잘라 태운 날 저녁은

더욱 파란 연기가 굴뚝에서 피어올랐다

더욱 매캐한 소문(所聞)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