閼雲曲 -시
온수동 목화파전 - 조짐
nongbu84
2017. 8. 25. 13:02
온수동 목화파전 - 조짐
온수동 목화 꽃처럼 부푼 파전이 맛있는 집 오랫동안 함께 늙어가는 친구와 술을 먹었습니다 공단에서 일마치고 나온 사람들로 가득차면 임시 평상을 펴고 문 밖에 자리를 잡았지요
살짝 익은 쪽파 향이 가득한 해물파전을 안주 삼아 고향을 떠나온 이야기와 치매 걸린 노모의 이야기를 하다보면 눈시울 붉어져 매운 고추와 아린 마늘 조각을 얹어 먹는 통 오징어 데침을 더 시켰습니다. 오래전 세월에 두고 온 계집애 얘기는 접어두었지요..... 빈 막걸리 병 같은 침묵이 흘렀습니다
가슴에 묻어둔 이야기 차마 꺼내지 못하고 헤어져 돌아오는 길 담을 넘어온 능소화가 후두둑 떨어졌습니다 물론, 바람 불고 비까지 흩뿌렸지요
사랑한다는 말도 못한 채 누이를 묻고 돌아오던 저녁 길도 꼭 오늘 같았지요 그 순간 다하지 못한 사랑이 꽃잎 떨구고 비바람 불게 하는 건 일도 아니더라구요
한껏 그 사람 사랑하지 못해 노을이 불타는 샛강 울음마저 죽고 둑방 미류나무는 계절마다 제 가지 꺾어 바싹 마르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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