閼雲曲 -시

가을밤

nongbu84 2017. 9. 19. 08:58

 

가을 밤

 

둥근 시계가 연못물 철렁이다 가라앉는 소리를 내느라 새벽까지 잠을 뒤척입니다

 

창문을 기웃대던 담쟁이가 쐐기에 쏘인 손등을 긁느라 새벽까지 잠을 뒤척입니다

 

성긴 별이 꼬들꼬들한 무말랭이 몇 개를 훔쳐 도망가느라 새벽까지 잠을 설칩니다

 

나는 밤나무 가지에 걸려 괴타리 풀린 달빛을 홀쳐묶느라 새벽까지 잠을 설칩니다

  

 

가을 밤

 

시계가 제 안 가득 연못 물 철렁이다 가라앉는 소리를 내느라 새벽까지 잠을 뒤척입니다

 

창문을 기웃거리던 담쟁이는  쐐기에 쏘인  손등을 긁다가 기어코 붉은 반점이 생겼습니다

 

성긴 별이 꼬들꼬들한 무말랭이 몇 개를 훔쳐 도망가느라 밤이슬에 발목이 걷어 채입니다

 

나는 대추나무 가지에 걸려 괴타리 풀린 달빛을 옹여 묶어두느라 새벽까지 잠을 설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