閼雲曲 -시
아모르 파티 1ᆢ대못
nongbu84
2017. 11. 20. 12:11
대못
고향 집 내가 살던 빈 방에
대못 하나 박혀 있다
아버지의 헐렁한 가훈을 걸고
어머니의 고집 센 가난을 걸었던
시집간 누이의 죽음이 전해지면
정수리가 문드러지도록 더 깊게
두들겨 박아 이제는
들어가지도 빠지지도 않는
어깨가 녹슨 못 하나,
그건 옷가지 하나 걸치지 않고
맨 뼈로 제 그림자를 끌고 들어가
내 안에 박힌 증오의 뿌리였으니
자신을 미워한다는 건
제가 친 줄로 제 몸을 칭칭 감아
가을볕에 말라 죽는 거미처럼
옭아맨 운명의 실핏줄을
터뜨리는 애처로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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