閼雲曲 -시

여름, 숲 그늘에 앉아

nongbu84 2018. 6. 18. 15:52

 

여름, 숲 그늘에 앉아

 

나 한 여자 때문에 강을 건너지 못하고 숲 그늘에 앉아 있네

모든 게 내 곁을 떠났어도 당신만큼은 떠나지 말았어야 했네

어느 여름 장마, 국화의 뿌리를 뽑듯 모든 걸 삼켰어도

내게서 유일하게 가져가지 못한 것 있으니

그건 당신에 대한 그리움이었네

 

바람 한 점 없는 태양 아래

작약처럼 불타오르던 나, 당신

 

거기에 당신 있어요 바람 불면 당신은 묻곤 했네

어느 여름 태양 아래, 모든 게 불타 사라졌어도

내게서 유일하게 사라지지 않은 것 있으니

그건 당신을 찾는 내 마음이네

나뭇잎마다 내 눈빛 빛나고 강물 따라 내 눈길 흘러가네

나 한 여자 때문에 강을 건너지 못하고 숲 그늘에 앉아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