閼雲曲 -시

외할머니

nongbu84 2018. 9. 27. 12:54

 

외할머니 - 거미의 눈빛

 

골짜기에서 바람이 치고 올라와

솔산 가득하게 향이 배었다

솔 향에 취한 노을

산등성이에 앉아 쉬는데,

그 볼 홍시처럼 붉고


  솔잎 사이 거미줄에 걸려

떨고 있는 매미

거미가 노려보고 있다가

   한 순간 나와 눈이 마주쳤다


눈동자 먹 머루처럼 빛났지만

거미줄 찢겨 새끼 잃었던

과거를 응시하고 있다


  추석 아침 빈 방에서

혼자 차린 차례 상처럼

쓸쓸하고 싸늘하던

외할머니의 저 눈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