閼雲曲 -시
얼음새꽃
nongbu84
2018. 11. 13. 15:57
얼음새꽃
동네 사람들은 불친절하다는 마을 사격장에 모여 활이나 총으로 닭이나 개를 잡기도 하였지만, 소년은 들판의 느티나무 아래에서 새총으로 나무에 기댄 소녀의 머리 위에 올려진 깡통을 겨냥하였습니다. 팽팽한 사선射線에서 멈춘 달빛의 숨소리, 총알은 목표물을 향해 발사하였지만 과녁을 빗나가 소녀의 검은 눈동자를 맞추었습니다
禁斷의 구역에 들어설 수 없는 禁忌의 불온한 사랑,
남동생의 겨냥은 누나의 왼쪽 눈만 멀게 하였습니다 누나도 자신의 짓뭉개진 눈으로 사랑한다는 것이 두려웠지요 더구나 자신을 사랑하는 동생에게는 다가갈 수 없었습니다 그해 누나는 무거운 짐 다 덜고 텅 빈 나무속으로 들어갔지요
불법 체류하며 불온하게 물들었던 잎들 다 떠나고 막막한 들판에 저 혼자 남아 침묵하는 나무가 있었으니, 춥고 어둡고 외로운 동안거 동안 침묵은 더 고독하고 욕망은 더 절망하여 영혼은 더 절규하였습니다 生톱밥처럼 쏟아지는 찬눈 텅빈 속 가득 차오를 때,
느티나무 아래에서 동생은 부러진 生가지처럼 꼿꼿이 서서 그 언 틈을 뚫고 손가락 펴는 노란 꽃망울같은 누나를 한없이 기다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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