閼雲曲 -시

담쟁이 넝쿨

nongbu84 2018. 11. 19. 11:02

 

담쟁이 넝쿨 사랑

 

온 담장을 덮으려고 넝쿨 쭉쭉 뻗으며 입술 같은 잎 찬란하게 피운 담쟁이, 층층으로 쌓인 담을 기어코 다 품겠다고 당차게 날름거리더니 그만 청태靑苔 낀 돌멩이 하나 품에 안지 못하고, 붉은 혓바닥 잘려 말라가네 사랑이란 그런 것 아니었던가 다 품었다 싶다가도 미처 품지 못한, 마지막 푸른 아픔 있어 시린 치통을 앓거나 아니면 저의 가슴에 박힌 돌뿌리 조금씩 흔들어 뽑아내며 담 위에 무릎 꿇고 한겨울 찬바람을 견디든가

 

혹은 그리워하며 숨 쉬듯 통증을 앓다가도 그렇게 견딜 수 없는 걸 견디며 찬 눈을 맞다가도, 봄이면 푸른 아픔 같은 새 잎을 뱉어내는 것 아니었던가


 

담쟁이 넝쿨 사랑

 

온 담장을 덮으려고 넝쿨 쭉쭉 뻗으며 입술 같은 잎 찬란하게 피운 담쟁이, 층층으로 쌓인 담을 기어코 다 품겠다고 당차게 날름거리더니 그만 청태靑苔 낀 돌멩이 하나 안지 못하고, 붉은 혓바닥 잘려 말라가네 사랑이란 그런 것 아니든가 다 품었다 싶다가도 미처 품지 못한, 마지막 아픔 하나 있어 차마 견디지 못하고 그대로 숨 끊어지는 것 아니면 그 돌뿌리 박힌 마음 구석 종기나며 몸으로 담을 붙들고 한겨울 찬바람 견디든가

 

혹은 그렇게 그리워하며 시린 치통을 앓거나 그렇게 견딜 수 없는 걸 견디며 흰 눈을 맞다가 봄이면 푸른 아픔 같은 새싹을 뱉어내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