閼雲曲 -시
바로 지금 이 순간
nongbu84
2018. 12. 3. 10:56
서시 - 바로 지금 이 순간
바로 지금 이 순간, 이 사람이 나의 사랑이어라 내가 직접 피해를 당하지 않았어도 나서야 할 슬픔이 있다는 것, 친구여, 이렇게 누워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한밤중에 찾아온 반가운 손님처럼 흰 눈은 내리는데, 흰 눈은 쌓여 모든 길을 덮었는데, 너는 연락도 없이 찾아와 하얀 천에 싸여 이리 눈을 감지 못하고 있단 말인가
바로 지금 이 순간, 이 일이 나의 사랑이어라 내가 직접 가담하지 않아도 책임져야 할 아픔이 있다는 것, 가지에 눈송이 내려앉는 소리에 온 몸을 전율하는 나무처럼, 生가지 하나 부러져도 함께 아파 흔들리는 겨울 산처럼, 아픔은 아픈 마음으로 감싸 안고 언 마음을 함께 녹이는 것이리라
바로 지금 이 순간, 바로 이 사람이 바로 이 일이 나의 길이어서, 나는 들의 한 가운데에서 흰 눈을 맞으며 뿌리의 온기를 지키는 느티나무가 되어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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