閼雲曲 -시

무등산

nongbu84 2019. 2. 22. 11:10

 무등산

 

겨울 아침,

 

계곡의 얼음장 밑으로 물이 흐르고

딱따구리가 빈 나무를 쪼는 소리 요란했다

 

빼곡한 산죽山竹의 잎들 말없이, 여전히 푸르렀다

 

겨울 아침 산에 올랐더니,

 

푸른 안개가 산 둘레를 겹겹이 감싼 것도 잠시

이내 함박눈은 내려 모든 산을 덮었다

 

나는 갈 길을 잃고

눈바람만 맞고 있는 서석대를 바라보다가

저 바위의 깊은 뿌리 속

펄펄 끓는 산의 심장소리가 듣고 싶었다

 

눈 덮인 땅 아무 발자국도 없지만,


싸리 순 소름처럼 돋는 봄을 찾아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눈길을 걷기로 하였다


 

 무등산

 

겨울 아침,

 

계곡의 얼음장 밑으로 물이 흐르고

딱따구리가 빈 나무를 쪼는 소리 요란하다

 

빼곡한 산죽山竹의 잎들 말없이, 여전히 푸르다

 

겨울 아침 산에 오르니,

 

푸른 안개가 산 둘레를 겹겹이 감싼 것도 잠시

이내 함박눈은 내려 모든 산을 덮는다

 

나는 갈 길을 잃고

눈바람만 맞고 있는 서석대를 바라보는데

저 바위의 깊은 뿌리 속

펄펄 끓는 산의 심장소리가 울린다


그 해 5월의 저 함성소리,

그 해 5월의 저 북소리

 

눈 덮인 땅 아무 발자국도 없지만,

 

싸리 순 소름처럼 돋는 봄을 찾아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눈길을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