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이 있을 때 견디지 못하고/ 잽싸게 마시는 놈들은 평민이다/
잽싸게 취해서/ 기어코 속내를 들켜버리는 놈들은 천민이다/
술자리가 끝날 때까지/ 술 한 잔을 다 비워내지 않는 놈들은/ 지극히 상전이거나 노예다/
맘 놓고 마시고도 취하지 않는 놈들은/ 권력자다//
한 놈은 반드시 사회를 보고/ 한두 놈은 반드시 연설을 하고/ 한두 놈은 반드시 무게를 잡고/ 한두 놈은 반드시 무게를 잰다//
한두 놈은 어디에도 끼어들지 못한다/
슬슬 곁눈질로 겉돌다가 마침내/ 하필이면 천민과 시비를 붙는 일로/ 권력자의 눈 밖에 나는 비극을 초래한다/
어디에나 부적응자는 있는 법이다/
한두 놈은 군림하려 한다/
술이 그에게 맹견 같은 용기를 부여했으니/ 말할 때마다 컹컹, 짖는 소리가 난다//
끝까지 앉아 있는 놈들은 평민이다/
누워 있거나 멀찍이 서성거리는 놈들은 천민이다/
먼저 사라지는 놈들은 지극한 상전이거나 노예다/ 처음부터 있지도 않았고 가지도 않은 놈은/ 권력자다/
그가 다 지켜보고 있다’
(류근의 ‘계급의 발견’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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