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몰 측량사 박 승 균 먼 바다 파랑주의보가 내렸지만 쨍쨍한 하늘, 소한치고는 포근한 날씨였습니다 그대가 살던 항구의 뒷골목을 지나 안내도에서 사라진 꼬들꼬들한 항로를 추억할 때 선착장에 정박한 목선의 깃발이 펄럭였습니다 만남보다는 이별이 익숙한 대합실, 대형 텔레비전 화면에선 목포의 눈물이 흘러 나왔습니다 채널은 상큼한 미래보다 비린 과거를 고정해 놓았습니다 노둣길을 가로질러 걸으며 훗날을 기약해야 했습니다 해안의 구비를 돌고 언덕의 고비를 넘어 남쪽의 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