閼雲曲 -시

고은의 <삶>

nongbu84 2015. 6. 29. 08:43

 

 고은의 <>

 

비록 우리가 가진 것이 없더라도

바람 한 점 없이

지는 나무 잎새를 바라볼 일이다

또한 바람이 일어나서

흐득흐득 지는 잎새를 바라볼 일이다

우리가 아는 것이 없더라도

물이 왔다가 가는

저 오랜 썰물 때에 남아 있을 일이다

젊은 아내여

여기서 사는 동안

우리가 무엇을 가지며 무엇을 안다고 하겠는가

다만 잎새가 지고 물이 왔다가 갈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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