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용혜원
차가운 세파에
얼음처럼 굳어져서
어찌할 바 몰라 하다가도
당신의 미소 앞에
눈 녹듯 녹아 내리는 내 가슴은
어찌 보면 너무도 철없는 아이 같지만
한 세상 살아가는 길목에서
서로 만나 화를 낸들 무얼 하며
속절없이 고집한들 무얼 하겠소
하늘 연분으로 맺어져
한 지붕 아래 살아가면
속정까지 다 들어
어찌 보면 먼 듯 느껴지는데
당신도 고운 얼굴 주름살지고
내 검은 머리 하나 둘
잔설이 내리기 시작하고
자식들도 우리들만큼 커가고
어찌 보면 우리는 닮고 또 닮았소이다
사랑한다는 것 **** 안도현
길가에 민들레 한 송이 피어나면
꽃잎으로 온 하늘을 다 받치고 살듯이
이 세상에 태어나서
오직 한 사람을 사무치게 사랑한다는 것은
이 세상을 전체를
비로소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차고 맑은 밤을 뜬눈으로 지새우고
우리가 서로 뜨겁게 사랑한다는 것은
그대는 나의 세상을
나는 그대의 세상을
함께 짊어지고
새벽을 향해 걸어가겠다는 것입니다
'閼雲曲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백석의 <여승> (0) | 2009.08.28 |
---|---|
한용운의 <인연설> (0) | 2009.08.25 |
백석의 <흰 바람벽이 있어> (0) | 2009.08.25 |
함민복의 글 <밥상을 들 때의 마음으로 살아가야 할 두 사람에게 > (0) | 2009.07.17 |
조지훈의 山中問答(산중문답) (0) | 2009.07.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