閼雲曲 -시

안도현의 <사랑한다는 것>

nongbu84 2009. 7. 17. 11:14

 

부부 ****용혜원


차가운 세파에

얼음처럼 굳어져서

어찌할 바 몰라 하다가도


당신의 미소 앞에

눈 녹듯 녹아 내리는 내 가슴은

어찌 보면 너무도 철없는 아이 같지만


한 세상 살아가는 길목에서

서로 만나 화를 낸들 무얼 하며

속절없이 고집한들 무얼 하겠소


하늘 연분으로 맺어져

한 지붕 아래 살아가면

속정까지 다 들어

어찌 보면 먼 듯 느껴지는데


당신도 고운 얼굴 주름살지고

내 검은 머리 하나 둘

잔설이 내리기 시작하고

자식들도 우리들만큼 커가고

어찌 보면 우리는 닮고 또 닮았소이다


 

사랑한다는 것 **** 안도현


길가에 민들레 한 송이 피어나면

꽃잎으로 온 하늘을 다 받치고 살듯이

이 세상에 태어나서

오직 한 사람을 사무치게 사랑한다는 것은

이 세상을 전체를

비로소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차고 맑은 밤을 뜬눈으로 지새우고

우리가 서로 뜨겁게 사랑한다는 것은

그대는 나의 세상을

나는 그대의 세상을

함께 짊어지고

새벽을 향해 걸어가겠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