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날 - 의뭉스러움을 위하여
공주 유구에 가면 오일 마다 장이 열린다
아주머니, 이 수박 얼마에요
그걸 파는 년이 아남유 사는 놈이 알지유
아니, 아주머니 정말 얼만데요
척 보면 몰러유 꼭 말을 해야 아남유
그럼, 한 오천 원 드리면 되나요
그거 받고 비료 값도 안 나와유 냅둬유 돼지 새끼나 갖다 주게
참, 아주머니도 자 오천 원 받으셔요
됐슈 그거 받으려구 농사 지었겄슈 그거 받고 밥이나 먹을 수 있겄슈 내 시집을 잘못 왔지 아이고 내 신세야
알겠습니다 아주머니, 여기 만 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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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복 받을 뀨
장날, 수박 장사가 행복을 만 원에 판다. 나도 좌판을 깔고 앉아 수석 몇 개를 놓고서는, 결국 자갈이 오줌 누는 소리를 의뭉스럽게 들려주며, 먹먹한 마음 문질러 주는 곱돌 한 개라도 팔고 싶다. 얼마를 받을까 벌써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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