閼雲曲 -시

장날 - 의뭉스러움을 위하여

nongbu84 2016. 4. 27. 15:08

장날 - 의뭉스러움을 위하여

 

공주 유구에 가면 오일 마다 장이 열린다

 

아주머니, 이 수박 얼마에요

그걸 파는 년이 아남유 사는 놈이 알지유

아니, 아주머니 정말 얼만데요

척 보면 몰러유 꼭 말을 해야 아남유

그럼, 한 오천 원 드리면 되나요

그거 받고 비료 값도 안 나와유 냅둬유 돼지 새끼나 갖다 주게

, 아주머니도 자 오천 원 받으셔요

됐슈 그거 받으려구 농사 지었겄슈 그거 받고 밥이나 먹을 수 있겄슈 내 시집을 잘못 왔지 아이고 내 신세야

알겠습니다 아주머니, 여기 만 원 있습니다

.

.

.

아저씨, 복 받을 뀨

 

장날, 수박 장사가 행복을 만 원에 판다. 나도 좌판을 깔고 앉아 수석 몇 개를 놓고서는, 결국 자갈이 오줌 누는 소리를 의뭉스럽게 들려주며, 먹먹한 마음 문질러 주는 곱돌 한 개라도 팔고 싶다. 얼마를 받을까 벌써 걱정이다.

 

 

 

 

 

 

'閼雲曲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 - 계룡산 은선폭포  (0) 2016.05.12
5월의 저녁 - 엉겅퀴꽃  (0) 2016.05.09
마실 고모 - 싸리꽃 이야기  (0) 2016.04.26
민들레꽃  (0) 2016.04.25
그 봄날 우리는 강가에 앉아 있었다  (0) 2016.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