閼雲曲 -시

슬픔의 나라 - 손수건의 존재이유

nongbu84 2016. 5. 16. 19:22


슬픔의 나라 - 손수건

이 세상 나와 너 사이에 슬픔의 나라가 있다

우리가 손수건을 가지고 다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슬픔의 나라는 목화 꽃이 피지 않는다

산 그림자는 강물에 누운 적이 없어

하루는 지폐처럼 꼬깃꼬깃 슬프고

저녁 강은 노을에 불타 오른 적도 없어

삶은 서둘러 자라 쑥 대공처럼 무성하다


하지만 그 나라 사람들은 배고픈 자를 위해

밥을 지을 줄 알고 저녁밥 때를 맞추어

갸웃갸웃 피는 분꽃을 사랑하는 백성들이라

어둠 물드는 저녁이면 저들 마음도 함께

물들고 번지어 제 손보다 남의 눈물을 닦아줄

손수건에 분홍 꽃무늬를 자주 수놓는다

 

진정으로 슬퍼 사랑하는 사람은

지 마음 오죽하면 여북했을까 되뇌며

때를 맞추어 발품 팔아 찾아오는 어머니 같아

비바람 불어도 젖지 않고

더 멀리 날라 가는, 그이의 분꽃 향내가 난다

 

오늘 어머니 무덤가에 앉을 당신에게

분꽃 수놓은 손수건하나 깔아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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