閼雲曲 -시

장마

nongbu84 2017. 7. 4. 14:57

아버지의 무덤

 

윤오월 밤나무 그늘 뜰 마루

정분난 직박구리 울음 소리

매정하게 밤꽃을 또 떨구어

위태롭게 다시 소멸하더라도

코 박고 낮잠 자는 고양이 같은

 

윤오월 참나무 그늘 골짜기

갑자기 서둘러 흐르는 계곡물

그리움까지 한 뼘씩이나 불려

면면하게 다시 흘려 보낸 뒤

비탈진 바위틈 피는 억새 같은

 

떠나면 비로소 남아 그리우면

다시 찾아오는 아버지의 무덤

 

해마다 쩔뚝거리며 내리는 장마비

세월의 한 귀퉁이 마저 허물어

제삿날 모여든 별빛은 서글프다

 

 

'閼雲曲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요통  (0) 2017.07.05
무덤  (0) 2017.07.04
가족(家族)   (0) 2017.07.03
윤달에는  (0) 2017.07.03
강 건너 지붕 빨간집  (0) 2017.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