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무덤
윤오월 밤나무 그늘 뜰 마루
정분난 직박구리 울음 소리
매정하게 밤꽃을 또 떨구어
위태롭게 다시 소멸하더라도
코 박고 낮잠 자는 고양이 같은
윤오월 참나무 그늘 골짜기
갑자기 서둘러 흐르는 계곡물
그리움까지 한 뼘씩이나 불려
면면하게 다시 흘려 보낸 뒤
비탈진 바위틈 피는 억새 같은
떠나면 비로소 남아 그리우면
다시 찾아오는 아버지의 무덤
해마다 쩔뚝거리며 내리는 장마비
세월의 한 귀퉁이 마저 허물어
제삿날 모여든 별빛은 서글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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