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가슴을 설레게 한다. 꿈을 가슴에 담으면 파도가 넘실대고 바다가 출렁인다. 햇살에 곱게 익은 조약돌을 손에 쥔 것처럼 오랫동안 그 따뜻한 온기가 다가온다. 처마 끝에 매달려 또롱 또롱 또르릉 흐르는 빗방울 소리도 들린다.
꿈은 그리움을 가슴에 안겨 준다. 모퉁이 숨어 눈 맑은 계집아이를 기다리는 그리움으로 다가온다. 그리움은 앉은뱅이 꽃으로 주저앉아 가슴을 떠나지 않는다. 가슴에서는 차마 부르지 못하고 속으로 삼킨 소리가 주먹처럼 영근다.
꿈은 외로움으로 다가온다. 아무도 걷지 않은 길을 걸어간다. 걷다보면 제 발자국 소리에 놀라 누군가 싶어 멈추면 이내 사라지는 소리다. 걸어야 들리는 소리로 다가온다. 저벅 저벅 골목길에 접어들면 가로등의 불빛마저 뿌연 안개비 같은 눈물을 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