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 추
내 마음에 대추 하나 검붉게 익었다.
누구도 알 수 없는 비밀의 정원에서 맺은 한 알
잎사귀 안에 그 열매를 숨겼다.
하늘도 알 수 없고
꿈속에서 몇 번이고 들춰내도 보이지 않는 약속
사랑의 약속은 산보다 무겁고 강물보다 길게 흐른다
산이 첩첩으로 가로 막고
강이 겹겹으로 병풍을 쳐대도
따로 헤어지게 가둘 수는 없다.
보름달의 비늘이 꼿꼿이 대추나무 가시에 박히는
가을 저녁
아, 반란하는 시(詩)
그 사랑이여
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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