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강 – 친구를 넘어 다시 그리며
그 강에 다시는 가지 않겠습니다
바람은 가보라 가서 잊으라 하지만
내 마음에 켜둔 석등 하나 꺼지면
내 그리운 사람 아니 오시니까요
그해 저무는 강가에 서서 서서히
내려오는 산그림자를 보았습니다
강은 부풀어 부른 배를 출렁였지만
한 번 복숭아 꽃 데리러 간 그는
붉게 물 들도록 오지 않았습니다
한 번 당긴 화살이 돌아오지 않듯
몇 해 밤이 지나도 오지 않았지요
가난만이 제 등에 짐을 지우고
저녁 몰래 허기지게 찾아왔지만
그 사람은 더 이상 오지 않았습니다
잔칫집 보다 초상집을 자주 찾았던
그를 엊그제 장터에서 보았습니다
국밥집 문턱에서 탁발(托鉢)하며
목탁 두드리며 경(佛經)을 외고 있었지요
나는 마음에 석등 하나 켜서 당신을
기다릴 때 당신은 마음에 돌탑 하나
세워 성난 세월을 달래고 있었습니다
지금도 그 강을 생각하면 마음에서
물고기 한 마리 파닥파닥 뛰어 올라
찌릿찌릿하지만 나는 당신이 목어가
되는 소원을 빌며 다시 석등을 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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