閼雲曲 -시

그 강 - 인연의 강은 길다

nongbu84 2016. 7. 28. 17:38


 

그 강 친구를 넘어 다시 그리며

 

그 강에 다시는 가지 않겠습니다

바람은 가보라 가서 잊으라 하지만

내 마음에 켜둔 석등 하나 꺼지면

내 그리운 사람 아니 오시니까요

 

그해 저무는 강가에 서서 서서히

내려오는 산그림자를 보았습니다

강은 부풀어 부른 배를 출렁였지만

한 번 복숭아 꽃 데리러 간 그는

붉게 물 들도록 오지 않았습니다

 

한 번 당긴 화살이 돌아오지 않듯

몇 해 밤이 지나도 오지 않았지요

가난만이 제 등에 짐을 지우고

저녁 몰래 허기지게 찾아왔지만

그 사람은 더 이상 오지 않았습니다

 

잔칫집 보다 초상집을 자주 찾았던

그를 엊그제 장터에서 보았습니다

국밥집 문턱에서 탁발(托鉢)하며

목탁 두드리며 경(佛經)을 외고 있었지요

 

나는 마음에 석등 하나 켜서 당신을

기다릴 때 당신은 마음에 돌탑 하나

세워 성난 세월을 달래고 있었습니다

 

지금도 그 강을 생각하면 마음에서

물고기 한 마리 파닥파닥 뛰어 올라

찌릿찌릿하지만 나는 당신이 목어가

되는 소원을 빌며 다시 석등을 켭니다




'閼雲曲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거미  (0) 2016.08.10
도깨비 바늘 - 내 친구 영수  (0) 2016.07.29
복숭아 붉게 익을 때  (0) 2016.07.27
모과 나무   (0) 2016.07.22
들공부 3 - 박꽃  (0) 2016.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