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산 1 - 그 여름의 끝
비 오면 밭에 가지 마세요
수렁에 발이 푹푹 빠지거든요
발목까지 잠기면 수수 잎이
따귀를 올려쳐 얼얼하지요
빗방울 매달린 거미줄도
얼굴을 휘감아 달라붙거든요
비오면 대청마루에 모로 누워
마당에서 튀어 오르는 빗방울
구경하며 빗소리 듣는 거예요
돌담에 스며드는 소리 듣다보면
우물처럼 깊은 눈을 가진 당신
분꽃 피듯 환하게 생각나지요
볕에 달구어진 양철지붕이야
웃통 벗고 등목하면 그만이지만
빨갛게 익어가는 대추알 같은
저 매미울음은 어찌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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