閼雲曲 -시

외면

nongbu84 2017. 10. 20. 11:49

 

외면(外面)

 

나는 외면하고 싶다 이 가을을,

 

저 참빗으로 빗은 햇살을 꺾어 뒤란 처마 밑에 걸어두면 되려나

저 높고 푸른 하늘을 거적으로 말아 저녁 샛강에 던지면 되려나

 

저 미루나무 꼭대기 목화송이처럼 하얗게 핀 구름을 걷어내려면

저 먼 강을 몇 번이나 건너야 할까

 

아무래도 나는 산등성이 노을 바라보는 큰 눈박이

황소의 잔등이나 쓰다듬다가 덕석으로 덮어주어야겠다

 

이별도 쓰다듬어 덮어주면 그렇게 끝나 따뜻해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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