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살이 2 – 주산지 능수버들
사랑한다면서 화려한 잎새 떨구어 혼자 쓸쓸해지는 걸 두려워할 순 없었지
사랑한다면서 생가지 부러지듯 제 마음 으스러지는 걸 두려워할 순 없었지
靑靑한 산을 사랑하므로 나무는 찬 물에 발목 담그고
꽁꽁 언 물속 밑둥치로는 뿌리 내려 봄을 기다리고 서 있지
겨울 밤 당신을 생각하며
쓸쓸하게 으스러져 깨지는 걸 두려워하는 나는
사랑을 얼어 죽게 만든 죄를 부끄러워하며
한 번도 슬퍼하지 않아 얼어붙은 가슴 속
나무 한 그루 서 있지 않음에 몸서리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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