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자나무 - 치매
서로 어깨를 겯지만 결코 찔리는 일도 없이
마당의 가장 서러운 끝자락에 울타리를 둘러쳐
울울창창한 가시는 집 밖을 향해 성난 눈빛이다
안과 밖을 나눈 탱자나무 경계,
막대기 하나 들어갈 틈 없이 四方天地로
가시가 뻗어 매가 하늘을 돌아도
눈 하나 꿈적 않는 참새 떼의 낙원 같지만,
우리는 살아갈수록 더 뾰족한 가시로
生울타리를 만들어 그 안으로 몸을 숨긴다
가장 무거운 형벌은
자기가 스스로를 가두는 일이었으니
어디로도 날아가지 못하는 새가 된다
가시 속 조등 같은 저 노란 열매들
방문 잠그고 누운 어머니 열 손톱에도
선명하다 흰 빛 낮달이 부고장 같다
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