閼雲曲 -시

봄 안부

nongbu84 2024. 9. 24. 13:30

봄 안부

                                                                    박  승 균

 

주소 불명의 이번 생애

 

당신이 기다리던 엽서는

무사히 도착했는지요?

 

잎과 잎 사이를 교란하는 봄볕

나무 사이를 관통하는 산새 울음

등걸에 기대어 핀 제비꽃

바람결에 퍼지는 연록의 향기

땅에 잇대어 펼쳐놓은 그늘 몇 장

은은하게 울리는 물관의 연주곡들

잔잔하게 우듬지가 뱉어내는 숨결

 

모든 게 꼭꼭 눌러 쓴

무구한 하늘의 문장들

 

주소를 잃었지만

다시 연두 색감으로 물드는 아침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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