閼雲曲 -시

공손한 당부

nongbu84 2024. 10. 8. 10:43

 

 

공손한 당부

박 승 균  

 

 

그가 그늘에 들어선 건

땀이나 식히자는 게 아니었다

 

찬 응달을 달래는 일처럼

소중한 기도 또 있을까

 

축축한 비탈에 서서

식어가는 가슴들을

 

오랫동안

멀리까지

마중하기 위해

 

뜨거운 숨결 뱉어내어

공손하게 어둠을 밝혔다

 

세상의 외진 곳에 가서

점등하는 함박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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