閼雲曲 -시
박 승 균
그가 그늘에 들어선 건
땀이나 식히자는 게 아니었다
찬 응달을 달래는 일처럼
소중한 기도 또 있을까
축축한 비탈에 서서
식어가는 가슴들을
오랫동안
멀리까지
마중하기 위해
뜨거운 숨결 뱉어내어
공손하게 어둠을 밝혔다
세상의 외진 곳에 가서
점등하는 함박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