上善若水-나의 가족

분꽃

nongbu84 2010. 1. 4. 20:20

 

 

 

분꽃

 

석양이 산등성이에 걸려

은행 알처럼 노랗게 쏟아졌다.

돈 사러 떠난 아버지는 오지 않았는데

분꽃은 인정 없이 피었다.

어머니의 부엌에서

고등어는 무에 스며들고,

장작불은 된장찌개처럼 끓었다.

굴뚝에서 청솔 타는 연기가

피어올라 어둠이 파랗게 내렸다.

 

아버지는 달빛에 살얼음 끼도록 오지 않고

어머니는 아랫목에 가슴 저린 밥을 묻어두었다.

울타리에 쪼그려 앉아 밤새 피는 분꽃,

나의 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