啐啄同時-나의 교육

다시 이땅의 교사로 서기 위하여 - 교사의 이름으로

nongbu84 2010. 9. 5. 09:08

교사의 이름으로  

아이들 가슴에 내 지나간 발자국 새기지 마라. 걸어간 이후에 발자국은 남는 법이다. 내 가슴에 남아있는 족적들은 그들이 떠나간 이후에 생겨난 것이다. 억지로 새기는 자는 상처를 줄것이다. 아무도 걷지 않았던 아이들 가슴을 함부로 걷지 마라. 아이들은 그 걸음을 배울 것이며 그 길을 따라 갈 것이다.

 

 

 <다시 이땅의 교사로 서기 위하여>

 

나는 교사의 이름으로 내 삶이 온전하게 보전 되기를 간절하게 희망합니다. 드높은 명예를 휘날리려는 유혹을 떨치고 아이들의 삶을 온전하게 바라보는 교사의 눈을 갖고 싶습니다. 칭찬과 인정에 목말라 솔깃하는 이야기를 전하기 보다는 아이들의 삶이 행복할 수 있도록 진리와 정의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교사의 귀를 갖고 싶습니다. 진정한 마음으로 아름다운 감동을 전하는 교사의 입을 갖고 싶습니다.

 

 

나는 교사의 이름으로 내 삶의 전 영역이 다시 서기를 간절하게 소망합니다. 수업 교재에 갇힌 교사보다는, 수업 한시간에만 교사이지 않고 학교안에서만 교사이기를 거부하며 학교 밖 내 삶의 전영역에서 교사이기를 희망합니다. 가정에서도 교사이며, 친구를 만나도 교사이기를 소망합니다. 간디가 기차에 오를 때 신발 한짝이 벗겨지자 다른 신발 한짝도 벗어 던지는 마음을 배우고 싶습니다. 길목 어귀에 쓰러진 아이의 손을 잡고 일어서며, 넘어진 아이가 스스로 넘어진 곳을 짚고 일어설때까지 기다리는 여유를 갖고 싶습니다.   

 

 

 

나는 교사의 이름으로 진리와 자유와 정의가 보전되기를 희망합니다. 내가 직접 가담하지 않은 일에도 온전하게 책임질 줄 알며, 내가 직접 피해를 당하지 않아도 부당함을 비판하는 용기를 발휘하고 싶습니다.

 

 

나는 교사의 이름으로 이땅의 모든 학교가 변화되기를 간절하게 희망합니다. 위로만 오르는 수직 상승의 꿈보다는 옆으로 나아가는 수평확장의 꿈을 가르치고 싶습니다. 부당함을 비판하는 용기가 온전하게 보전되며, 혼자만 잘 먹고 잘 사는 경쟁의식보다는 함께 잘 살수 있는 길을 선택하는 결단력이 보전되며, 오랫동안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들이 존중받는 학교가 되기를 바랍니다.

 

 

나는 교사의 이름으로 이땅의 학교가 사계절이 온전하게 보전되기를 희망합니다. 봄에는 꽃이피고 여름에는 땀흘려 일하고 가을에는 곡식을 거두고 겨울에는 거둔 열매를 나누어주는 자연의 이치가 보전되었으면 합니다. 나무가 바람에 흔들리고 잔 돌이 바닥에 깔리고 손을 잡고 교문을 나서는 사람이 있었으면 합니다. 좋은 환경속에서 좋은 이웃과 함께 살았으면 합니다.

 

나는 이땅의 교사로서 봄이 있고 여름이 있고 가을 겨울이 있는 학교가 되었으면 합니다. 사람이 행복하게 살고 사랑을 나누는 학교 이면서 사람이 살수 있는 자연의 아름다움이 보전되는 학교이기를 바랍니다. 나는 이땅의 교사로서 부조리한 이땅 학교의 모순을 해결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