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학생의 아버지에 대한 글..........
아버지를 잘 모른다. 집에 계실 때가 적어서 그런 것이 아니다. 아버지와의 대화가 적어서 인 것 같다. 대화가 아니라도 쉬는 날에 같이 목욕탕을 간다든지 해 본 기억이 없다. 초등학교 때 쉬는 날에 잠만 자는 아버지가 미웠다. 그냥 주무시다가 깨시면 밥드시고 텔레비젼 보다가 또 들어가서 주무시면 저녁되고 그러면 저녁드시고 신문보다가 9시 뉴스보시고 그냥 들어가 주무신다.
얼마나 힘드시면 그렇게 주무시기만 했을까? 이런 생각이 드는게 정상일까?
솔직히 나는 아버지가 회사에서 어떠한 일을 하시는지 모르고 아버지 또한 내가 이과인지 문과인지 몇 반 몇번인지 모르신다. 어쩌면 아버지 생신 날을 모르고 아버지 또한 나의 생일날을 모르실지도 모르겠다. 우리 아버지는 무뚝뚝하신 편이라 감정 표현에 서투르시다. 가족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려고 엄마에게 장난치는 것도 정도가 심해서 싸울 뻔한 적도 있고 별 건 아닌데 너무 심하게 나무라셔거 내가 미워서 그러시는 것처럼 오해한 적도 있다. 하지만 나는 이제 다 이해 할 수 있다.
날 이세상에 태어나게 해 주셨다는 이유만으로도....... 부모님은 나에게 조건없이 나에게 아낌없이 모든 것을 주시고 있다.
아버지께서 직장에서 힘들게 일하시고 번돈을 내가 군것질하는데 오락실 가는데 그냥 주신다. 요즘 이건 아니라고 느끼기 시작했다.
부모님들은 길에서 마음에 드는 옷을 보면 만지작 거리기만 할 뿐 그냥 돌아서시는데 나는 아무런 거리낌없이 돈을 받아 흥청망청 써 버릴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철이 들때면 이미 들었을 나이인데 멍청하게 주는 것만 넙죽 받는 것은 이제 내 자신이 용서할 수 없다.
아버지의 팔에 굵게 솟을 핏줄 손바닥에 배긴 굳은 살 파스붙인 아픈 어깨 를 깨끗이 잊어버릴 수 있도록 내가 기쁨을 드려야 겠다.
2001.06.18. 가뭄 끝에 내리는 단비 오는 날 여름지기 옮겨 적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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