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눈물
온 몸을 부르르 떤다
스스로 저를 흔드는 것들
성찰 없는 비듬을 털어내는 몸짓,
거기에서 바람이 분다
들판에 흔들리는 것들 뿐
노을이 흔들리고
들판이 흔들리고
흔들려 산은 강으로 넘어지고
강물은 몸을 뒤척이고
연어는 알을 낳은 채
한 생애를 마감하고,
바람이 흔드는 것들
흔들리는 산하의 모든 것들
반성 없이 성장한 것들조차
온 몸을 흔든다.
흔들어 마른 버짐을 털고
그 삶의 허물을 털고
떨어진 자리에 솔잎은 쌓여
파란 연기를 피우는 청솔가지,
그 끝에 바람의 눈물 방울방울
눈물 속 파란 하늘이 묻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