閼雲曲 -시

시계

nongbu84 2017. 10. 30. 09:43

 

시계

 

시계가 손등을 물렸는지 벅벅 긁는 소리가 났다

연못 바닥 물을 자박거리며 밟는 소리도 났다

 

잠 못 이루고 돌아누우며 뒤척이는 밤,

시계 안에서도 누군가 몸을 뒤척이고 있었다

 

째까닥 째까닥 눈물 줄기를 잘라내며

내가 당신을 사랑해서 연꽃이 피었었지,

당신이 나를 사랑해서 해가 뜨고 넘어갔지,

그녀가 째깍째깍 두 어깨를 떨고 있었다

 

깜깜한 시간 속으로 감겨들어가는 태엽의 용수철처럼

나도 뒤감가며 소용돌이치는 반동(反動)의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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