上善若水-나의 가족

삶의 무대 그 아름다운 한 편의 연극

nongbu84 2012. 9. 17. 16:22

 

삶의 무대, 그 아름다운 한 편의 연극

 

2012년 09월 07일 오후 5시 우신고등학교 소강당 무대 위,

 

한 사내가 밝은 조명 아래 서 있다. <오아시스 세탁소 습격 사건>이란 연극에서 세탁소 주인이자 대영이 아빠란다. 열심히 세탁한 옷을 다림질하며 세탁소를 방문하는 다양한 군상의 사람들과 이야기 한다. 세탁소를 방문한 다양한 삶 속에 일상의 애잔하고 슬픈 이야기가 들어 있다. 술집에 나가는 아가씨의 화려한 치장과 분 냄새가 나고, 깔끔한 교복차림의 여학생과 어머니한테서 우리 사회의 불신이 드러난다. 종업원인 염소팔은 세탁물건인 밍크코트를 빼돌려 카드 값을 막으며 주인한테 들킬까 내내 불안하고, 한 번의 대박인생을 꿈꾸지만 어린 시절의 슬픔과 가난과 비애서린 대사를 자주한다. 세탁소 주인은 세탁소에 맡긴 옷을 보면 그 사람을 볼 수 있는 혜안을 가졌다. 왼쪽 무릎이 시원찮은 사람의 바지는 무릎부위가 불룩하게 튀어 나오고, 힘 좀 쓰는 사람의 바지에선 사람냄새가 사라졌다. 세탁소 주인은 옷을 통해 옷 주인의 인생을 가늠할 수 있고, 다양한 삶의 주름을 다린다. 똥 바지 속의 부모의 재산을 탐내는 한 무리의 가족이 등장하고, 부자가 될 수 있는 증거물을 찾으면 반을 주겠다는 약속에 모두가 증거를 찾기 위해 밤 쥐가 되고 밤 고양이가 된다. 세탁소 주인은 인생세탁을 하는 사람이다. 황금에 눈먼 자들의 인생을 세탁한다. 그러면서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외친다. 자신의 인생은 세탁하는 일이라고, 세탁소에서 인생 세탁을 하며 살아가는 자신이라고 외친다. RP선생님이 까메오로 출연하여 막을 내린다.

 

세탁소 주인 역을 맡은 배우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객석에 앉아 연극을 관람한다. 세탁소 주인이 아버지를 회상하며 독백을 할 때 배우의 아버지는 자신도 모르게 의자에 기대었던 등을 세워 앞 자석의 등받이로 몸이 따라간다. 눈시울이 붉어진다. 배우의 어머니 손에 들렸던 꽃다발에 땀이 묻는다. 마치 현실에서 아들이 삶의 애환을 겪으며 세탁소 주인을 하고 살아가기라도 하듯, 연극 속의 아버지가 마치 자신이라도 된 듯 연극의 상황과 현실의 상황이 하나로 된 감정이입을 느끼며 눈시울을 붉힌다. 뒤에 서서 관람하던 황종욱 선생님이 농담한다. “저 녀석, 지 애비가 평소 집에서 하던 행동을 보고 그대로 하는 구만.” 모두 웃는다. 조태진 선생님도 서천 갈 기차 시간을 연기해 놓고 관람한다.

 

2012년 09월 07일 오후 6시 우신고등학교 소강당, 관객들이 하나 둘씩 빠져나오고 동녘이에게 어머니는 꽃다발을 전하고, 아버지는 악수를 한다. 동녘이와 헤어지고 나오는 아버지의 마음이 벅차기도 하고 동녘이의 미래모습을 혼자 생각해 본다.

 

“동녘이와 나는 무슨 인연으로 만난 것일까? 미래에는 어떤 모습으로 서로 사랑하며 살아갈까? 먼 훗날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아가고 어떤 모습으로 만날까? ”

 

.................................................................................................................................................................................................

 

가을비가 내린다. 반성 없이 성장한 여름이 가을비를 맞고 있다. 며칠 전 태풍에 나뭇잎 다 날리고 열매만 주먹처럼 쥐고 있는 모과나무도 젖고 있다. 비바람에 뺨을 맞고 천둥 번개에 속살이 찢어지는 아픔을 겪으며 제 속에서 모과 향을 만들고 있단다. 비에 젖어도 모과 향은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목공실 옆에 핀 국화는 더 노랗게 자태를 뽐내고 있다. 가을 고운 저녁 같은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여름장마와 태풍을 견딘 국화가 대견스럽다. 비바람이 불면 뿌리를 땅 속으로 더 질러 넣고, 더 단단한 힘줄을 만들려고 줄기는 곧은 기운을 냈을 것이다. 가을 저녁 같은 국화꽃은 이제 자신을 힘들게 만들었던 비바람에 감사하는 법도 배운다. 성난 바람과 거친 빗줄기가 있었기 때문에 강하게 자신을 만들어 꽃을 피울 수 있었으니까........

 

사랑하는 동녘아! 며칠 전 네가 하는 연극을 보면서 인생은 한 편의 연극이란 생각을 하였단다. 사람은 누구나 연극처럼 세상의 한 구석 한 편에서 자기 역할을 맡기 위해 온 정성을 다해 준비를 하고, 세상이란 무대 위에 올라 혼신을 다해 연기한단다. 무대 위의 연기는 1시간 남짓의 짧은 시간이지만 그 준비하는 시간은 며칠 밤을 새우는 고난의 과정이었단다. 우리 삶도 세상이란 무대 위에서 아무리 작은 역할을 맡더라도 그 역할을 다하려면 준비하는 고난의 시간이 있단다. 나무를 벨 수 있는 8시간이 주어지면 6시간은 도끼를 갈아 준비하고 2시간 동안 나무를 베어내는 것처럼, 준비의 과정이 곧 우리의 삶이란다. 준비한 과정의 결과는 우리의 몫이 아니고 하늘의 몫이란다. “진인사 대천명(盡人事待天命)”-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고 하늘의 명령을 기다린다는 의미란다. 제 할 일을 다 하지 않고 좋은 결과를 바라는 것은 큰 도둑질과 같다는 의미란다.

 

세상을 살아갈 때 그 만큼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단다. 아무리 작고 사소한 일이라도 온 정성을 다하며 살아가는 것이란다. 하늘도 감동할 정도의 정성을 기울이면, 온 정성을 다하는 태도를 지니고 살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단다. 세상에 그냥 주어지는 것은 없단다. 무엇인가를 얻으려면 얻는 만큼의 대가를 지불해야 한단다. 공짜로 주어지는 것들은 없으며, 설령 공짜로 주어지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내가 알지 못하는 나의 중요한 것들을 몰래 빼내간단다. “세상에서 원하는 것을 노력하여 이룬 성취감을 파는 가게는 없단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정직한 소망은 우직한 노력을 통해서만 이룰 수 있단다. 노력하고 정성을 다하는 태도는 자신의 꿈을 간절하게 원하고 정직하게 생각할 때 형성할 수 있단다.

 

사는 일은 “그 누구인가에 온 관심을 기울이고, 그 무엇인가에 온 정성을 기울이는 일”이란다. 사람을 사랑하는 일과 자신의 꿈을 실현하는 일이 살면서 중요한 과제란다. 사람은 좋은 환경에서 좋은 사람과 좋은 뜻을 나누며 살아갈 때 행복하단다. 좋은 사람과 좋은 뜻을 나누며 사랑하려면 먼저 상대의 처지를 함께 겪으며, 뜻을 나누는 일이 중요하단다. 좋은 친구가 되는 일이란다. 함께 살아가는 사람이 비 오는 날 우산이 없으면 우산을 씌워줄 일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고 겪어야 한단다. 처지를 바꾸어서 생각하면서 겪는 일이란다. 처지를 바꾸어서 생각할 때 상대의 슬픔과 아픔까지도 내 등에 짊어지고 갈 수 있는 친구가 된단다. 사람은 자신이 간절하게 원하는 길을 갈 때 행복하단다.

 

바다를 미치도록 그리워 하는 사람만이 항해할 수 있는 법이란다. 가난해도 장애물이 있어도 바다에 대한 간절한 동경이 있으며 결국 바다로 간단다. 배가 항구에 정박하려고 태어난 것이 아니라 바다를 항해하기 위해 태어난 것처럼, 사람도 편안과 재미에 안주하려고 태어난 것 아니라 자신의 뜻을 펼치기 위해 태어난 거란다. 바다를 항해할 때는 나침반과 항해지도 필요하단다. 삶의 목적이 있어야 하고, 삶의 목적으로 향하는 방향감각을 유지해야 한단다. 나침반의 바늘끝이 떨리는 것은 북쪽을 가리키려는 자기의 사명을 다하려는 살아있음이란다. 어느 방향을 향하고 있는가가 나중에는 큰 차이를 만든단다. 호리천리(毫釐千里)란다. 털끝만큼의 차이가 나중에는 천리나 떨어지는 큰 차이를 만든단다. 어떤 나침반과 어떤 항해지도를 가지고 어떤 방향감각을 유지하면서 사는가가 중요하단다.

 

달리는 자전거는 쓰러지지 않는단다. 정지해 있는 상태보다 달리는 상태에서 평형을 유지하기가 쉽단다. 자전거를 탈 때는 정면을 똑바로 보고 두 손은 핸들을 잡고 두 발은 페달을 힘 있게 굴러야 한단다. 뒤돌아보면 중심을 잃고 넘어진단다. 정지하면 넘어진단다. 네가 원하는 곳을 향해 방향을 잡고 발을 굴러야 한단다.

 

 

모든 인생의 결정은 네 자신의 몫이란다. 그 누구도 네 자신의 인생을 대신 살아줄 수는 없단다. 네 스스로의 선택과 결정으로 책임지며 사는 거란다. 순간의 선택과 결정이 영원을 지배한단다. 삶은 미래에 있는 것도 아니고 과거에 있는 것도 아니란다. 바로 지금 이 순간(Right Now) 바로 여기 이곳(Right Here)에서 네 스스로 만드는 거란다. 미래는 다가갈 수 없고 알 수 없는 시간이고, 과거는 되돌아갈 수 없고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이란다. 바로 현재만이 삶을 선택하여 도모하고 모색할 수 있는 기회란다. 삶은 저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여기 이 공간에서 만드는 거란다. 바로 이곳이 아닌 다른 곳은 내가 존재하지 않는단다. 바로 지금 이 순간 바로 여기 이곳에서 바로 네 스스로가 네 삶을 행복하고 아름답게 만들며 사는 거란다. 그래서 현재(Present)는 바로 선물(Present)이란다.

 

동녘아! 너한테만 허락된 삶의 무대에서 네 스스로 삶의 연출가이자 주연 배우로서 살아 가거라. 네 삶의 주인공은 그 누구도 아닌 너 자신이란다. 네가 네 삶을 이쁘고 아름답게 만들 수 있단다. 네가 네 삶을 설계할 수 있고 건축할 수 있단다. 네가 세상의 한 구석을 밝게 빛나게 할 등불 같은 존재란다. 동녘이 너는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큰 능력이 있단다. 네 안에는 네가 아직 발견하지 못한 모습이 숨어 있단다. 네 안에는 네가 아직 세상에 드러내지 않은 무궁무진한 모습이 들어 있단다. 네가 네 자신을 믿고 실수하고 실패하고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노력하며 살아가거라.

 

네가 네 스스로 설계하여 가는 길을 방해할 사람은 없단다. 오히려 세상은 자기 뜻을 지니고 노력하는 자에게 그 길을 활짝 열어주며 이 세상의 온갖 것들을 동원하여 도움을 주고 응원하는 법이란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 법이란다. 하늘은 자신이 뜻을 세워 자기 삶을 선택하고 책임지려 노력하는 자에게 큰 용기를 주는 법이란다. 그러면서 세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기려면 어렵고 힘든 일도 함께 부여한단다. 몸을 힘들게 하고 마음을 혼란하게 하여 그 굳은 뜻을 시험한단다. 고통은 하늘이 큰일을 맡기려는 사람에게만 주는 선물이란다. 고통을 겪고 나면 하늘은 세상의 한 축을 맡겨 큰 역할을 담당하게 한단다. 동녘이 네가 살면서 겪는 고민과 고통은 하늘이 네게 큰일을 맡기려는 과정이란다. 삶은 늘 편안하고 재미있고 즐거운 것만은 아니란다. 고통과 불편마저도 삶의 일부란다. 고통과 불편을 꼭 껴안고 사랑 하거라. 오히려 고통과 불편을 선택하는 용기를 발휘 하거라. 세상은 불편을 선택하여 노력하는 자의 것이란다. 하고 싶은 일은 할 수 있는 능력으로 증명 할 수 있는 방법은 불편과 고통을 선택하여 노력하는 것뿐이란다. 노력은 사람을 배신하지 않으며 꾸준한 노력보다 빛나는 것은 없단다. 계획보다는 실천이 중요하고, 시작보다는 꾸준함이 중요하단다. 꾸준한 노력과 정성이 모든 꿈을 만들 수 있는 열쇠란다.

 

 

동녘아! 등고산 망사해(登高山 望四海)란다. 배움은 높은 산에 올라 넓은 바다를 바라보는 일과 같단다. 배움은 더 높은 곳에서 더 멀리 더 넓게 볼 수 있는 지혜를 준단다. 부지런히 배우거라. 젊었을 때 배운 능력은 네가 살아가는 데 큰 재산이 된단다. 악기 다루는 능력을 키우면 악기를 다루지 못한 아빠보다는 더 넓은 삶을 살 수있단다. 언젠가는 네가 배운 모든 것들이 너를 위해 봉사하고 도움을 준단다. 학창시절 배운 연극과 농구가 네가 살아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단다. 예를 들어 특수아동교사로 농구팀을 만들어 대회에 나갈 수도 있고, 연극을 가르쳐 무대연출을 하는 연출가도 할 수 있단다. 네가 특수 아동 교사로 전국대회 농구 우승을 시키는 멋진 연극 한 편을 연기할 수 있단다. 연극의 참맛을 알려주는 멋진 삶의 연출가가 될 수 있단다. 부지런히 배우거라.

 

동녘이가 태어난 지 18년이 지났구나. 너의 탄생에는 세상의 기대와 소망이 들어있단다. 네 삶은 이 세상과 사람들이 간절하게 원하고 필요했기 때문에 태어난 것이란다. 네 인생을 살면서 너만이 할 수 있는 너의 역할이 있고, 너만이 이룰 수 있는 너의 꿈이 있단다. 네 인생은 단 한 번의 기회이며, 너는 단 한 명인 사람이란다. 단 한번의 인생을 책임지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 단 하나밖에 없는 특별한 너란다. 네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지 늘 가슴에 새겨 살아가거라. 아빠 엄만 동녘이를 사랑한단다. 항상 네 편이며 너를 응원한단다. 동녘아! 생일을 맞은 네게 시 세 편을 선물한단다.

 

 

 

.................................................................................................................................................................................................

 

너는 너란다.

세상 어느 곳에도 너와 똑같은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단다.

어느 부분이 너와 비슷한 사람은 있겠으나

너와 완전히 똑같은 사람은 없단다.

너로부터 나오는 모든 것은

너 혼자서 선택한 것이므로 진정 너의 것이란다.

 

너는 너에 대한 모든 것을 소유한단다. 네 몸과 네 몸이 하는 모든 것

노여움이나 기쁨, 좌절, 사랑, 실망, 흥분....

네가 느끼는 모든 감정들

네 입과 거기서 나오는 공손하거나 달콤하거나

거칠거나 옳거나 틀린 모든 말들

네 자신과 다른 사람에 대한 나의 모든 행동들

 

너는 너의 꿈과 희망과 공포심을 소유한단다.

너는 너의 모든 업적과 성공, 실패와 잘못을 소유한단다.

네가 네 자신을 친절하고 사랑스럽게 대하는 한

너는 용감하고 희망차단다.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고

네 자신에 대해서도 좀 더 잘 알아낼 수 있을 것이란다.

 

네가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보이고 들리든, 무엇을 말하고 행동하든,

또 주어진 순간 무엇을 생각하고 느끼건 그 모든 것은 너란다.

너는 너의 주인이며 너는 너를 조절할 수 있단다.

너는 너이며 너는 괜찮단다.

 

.................................................................................................................................................................................................

 

갯바위 위에 웅크린 거북이 한 마리

부서지는 파도 맞으며 뒤설레는 밤바다 응시하고 있다

운명의 행로처럼 등껍데기에 펼쳐진

세상과 세월의 지도 위로 별빛이 빛난다

애초부터 잔재주의 토끼와 경주할 생각은 없었다

묵묵히 생애를 걸고 제 길을 갈 뿐인 것이다. .................최두석의 거북이

 

.................................................................................................................................................................................................

 

자주 그리고 많이 웃는 것

현명한 이에게 존경을 받고

아이들에게서 사랑을 받는 것

정직한 비평가의 찬사를 듣고

친구의 배반을 참아내는 것

아름다움을 식별할 줄 알며

다른 사람에게서 최선의 것을 발견하는 것

건강한 아이를 낳든

한 뙈기의 정원을 가꾸든

사회 환경을 개선하든

자기가 태어나기 전보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놓고 떠나는 것

자신이 한 때 이곳에 살았음으로 해서

단 한 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랄프 왈도 에머슨의 <무엇이 성공인가>

 

 

 

2012.09.23 동녘이의 18번째 생일을 축하하며 아빠가 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