閼雲曲 -시

목화

nongbu84 2017. 9. 5. 15:50

 목화

 

1

 

파란, 가을 하늘 목화송이가 뭉게뭉게 피었다

 

2

 

별을 털어내려고 장대 들고 논두렁 지나는데 신발코빼기에 달빛이 자꾸 걷어 채였다 훌쩍 거리던 개구리밥도 논두렁의 어깨에 달라붙어 파랗게 빛날 뿐 말이 없었다 보름달은 인연 없는 꽃을 피어나게 한 적이 없으므로 목화송이를 비탈 밭 가득 하얗게 토해 놓았다

 

3

 

장롱 같은 마음 속 촘촘하게 꿰매 두었던 순간들

 

무엇이 그리울까 자꾸 피어나려 애쓰는 걸 보니

 

원앙금침 누워 해당화 피운 사랑 있었겠지

꽁꽁 싸매 두었던 그리운 마음 풀리면

파란 하늘로 하얗게 피어오르는 목화송이들,

 

하얀 저 구름 저게 말여 울 엄니가 던진 목화송이여

네가 던진 건 말여 내 맘에서 하얀 쌀밥만큼 서럽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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