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화
1
파란, 가을 하늘 목화송이가 뭉게뭉게 피었다
2
별을 털어내려고 장대 들고 논두렁 지나는데 신발코빼기에 달빛이 자꾸 걷어 채였다 훌쩍 거리던 개구리밥도 논두렁의 어깨에 달라붙어 파랗게 빛날 뿐 말이 없었다 보름달은 인연 없는 꽃을 피어나게 한 적이 없으므로 목화송이를 비탈 밭 가득 하얗게 토해 놓았다
3
장롱 같은 마음 속 촘촘하게 꿰매 두었던 순간들
무엇이 그리울까 자꾸 피어나려 애쓰는 걸 보니
원앙금침 누워 해당화 피운 사랑 있었겠지
꽁꽁 싸매 두었던 그리운 마음 풀리면
파란 하늘로 하얗게 피어오르는 목화송이들,
하얀 저 구름 저게 말여 울 엄니가 던진 목화송이여
네가 던진 건 말여 내 맘에서 하얀 쌀밥만큼 서럽데
ㆍ
'閼雲曲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 아닐 리는 없다 (0) | 2017.09.13 |
---|---|
허수아비 (0) | 2017.09.08 |
자화상 - 물뱀 사라진 저녁은 무릎시리다 (0) | 2017.09.01 |
달디단 뒷배 ㅡ외할매 생각 (0) | 2017.08.29 |
온수동 목화파전 - 조짐 (0) | 2017.08.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