閼雲曲 -시

봄안개 ㅡ화순 세량지

nongbu84 2017. 12. 18. 11:24

 

봄 안개 화순 세량지

 

이른 아침 흰 두루마기를 입은 사내의 하얀 입김 하악하악

연못 가득 피어올라 푸른 솔잎 사이를 스며드네 꼬드기지 않아도

 

제 맘 스스로 풀무질한 산꽃송이들 제 맘 스스로 뜨거워져 붉게 물드는데

기어코 연두빛 수양버들 치마 걷어 올리고 물속으로 자박자박 걸어 들어가

제 종아리 한껏 적셔 뽀얀 살을 드러내는데

 

그 사내 흥에 겨워 배꽃처럼 환한 춤사위에 절창 한 자락 읊조리면

산새들의 봄노래 시끌벅적 산새들의 봄 향기 사뿐사뿐 번져

왕벚나무 온 산에 흐드러지게 꽃 잔치를 벌이고


 괜히 겨울 논으로 출타했던 햇볕 돌아와 사랑의 뭇매를 환장할 듯 내리쏟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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