閼雲曲 -시

숨 쉬는 적요(寂寥) - 겨울밤

nongbu84 2017. 12. 21. 14:20

 

겨울 밤 - 숨 쉬는 적요(寂寥)

 

달빛 넙죽넙죽 받아먹고 취한 길에 눈 쌓인 밤

아주 먼 끝까지 흰 고요만 펼쳐져 길 사라지고

하늘과 땅도 그 경계를 잃어 적막하였어라

뒤란에서 수런거리던 잎들 흰 눈 내려 앉아

잔 흔들림도 잔꾀도 허락받지 못한 대나무

그 자리 서서 빈들만 바라보다가 눈 짓물렀어라

솔잎 위에 소복이 눈 쌓여 침묵하던 소나무

생가지 우지끈 부러지는 소리에 놀라

제 것인 줄도 모르고 온 몸 부르르 털면

제 깃에 얼굴 파묻고 자던 멧새

눈 동그랗게 뜨고 아침 하늘을 찾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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