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 감시원 박 승 균 휘어진 가지 사이로 넓어지는 잎들 바람이 숲을 흔들면저 멀리에서 한 사람이 그늘 속으로 걸어온다 그는 원래 목공이 아니었다 그늘진 얼굴로 수심 깊은 나무를 지키는 산림 감시원 이제 부서진 벤치를,방부목 데크를 고치는 사람길게 뻗은 칡넝쿨을 걷어내며 길을 열어주는 사람한 팔을 고사목 어깨에 올려놓고아득한 시선을 보태며 가던 길 멈춘 사람 사라진 사람들을 호명하다 보면에돌아 들려오는 숲 속 메아리 바닥에서야 그림자를 볼 수 있어 그림자를 읽어야 그늘의 노래를 부를 수 있어 상처 난 문장들 하나 둘 다가와구멍 성성한..